억류 선박 가보니 ‘창살 없는 감옥’…‘유령선’ 늘어난다

채널A News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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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석유를 전달하고, 북한산 석탄을 옮겨주고.

우리나라가 억류한 선박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는데요.

억류된 배의 선원들은 박스로 음식물을 공급받고 있었습니다.

책임을 피하기 위해 배를 버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유승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평택 앞바다에 유류운반선 1척이 닻을 내리고 떠 있습니다.

북한 선박에 유류를 건넨 혐의로 정부가 2017년 12월부터 억류 중인 코티호입니다.

배에서는 선원들이 창살 없는 감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코티호 선원]
"미얀마에서 3명, 중국에서 3명 왔습니다."

[코티호 선원]
"(얼마나 계셨어요?) 1년이요. (정말요?) 제가 제일 오래됐어요."

[코티호 선원]
"음식은 문제 없어요. 회사에서 충분히 조달해서 줍니다. (박스로요) 네."

선박 회사가 억류가 끝날 때까지 배를 관리할 최소 선원만 남겨둔 겁니다.

북한과 거래 사실에 대해서는 선을 긋습니다.

[코티호 선원]
"(이 배가 북한과 연루되었단 걸 아시나요?) 모릅니다."

[유승진 기자]
"현재 우리나라가 유엔 대북제재위에 보고한 억류선박은 모두 3척입니다.

이 곳 평택항의 코티호, 군산항의 탤런트 에이스호, 광양항의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입니다.

3척 모두 억류한 지 1년이 넘은 상태입니다."

군산과 광양의 2척은 선박 회사가 억류 기간을 버티지 못 해 배를 버렸습니다.

[선원 A씨]
"흉물스럽게 저렇게 배만 있다보면 안 좋은 이미지가 있죠. 다른 선박들이 긴급 상황일 때 정박해서 수리할 때 애로사항들이 있죠."

[유승진 기자]
"보시다시피 코티호에는 파나마 선적임을 알리는 글씨가 써있습니다.

하지만 억류 이후 파나마 당국이 선적 등록을 취소하면서 현재는 무국적 상태입니다."

억류가 풀리기 위해서는 위반 선박의 국적국이 재발방지책을 유엔에 보고해야 합니다.

결국 억류된 무국적 선박은 억류를 풀어줄 국가가 없기 때문에 유령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억류된 배들의 처리 방안을 유엔과 협의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광양)·정승환(군산)·황인석(평택)
영상편집 :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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