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원 산불은 산림 생태계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습니다.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가늠조차 어렵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산림이 온통 거대한 숯덩이로 변했습니다.
검게 그을린 나무들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고 풀과 흙도 잿더미가 됐습니다.
검게 탄 산비탈에서 어미 멧돼지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됩니다.
바로 옆 새끼 2마리도 불에 탔습니다.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 봤습니다.
역시 불에 타 죽은 노루와 고라니, 너구리 등이 잇따라 나타납니다.
불길을 피해 계곡으로 달아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산불이 덮친 동해지역 한 야산입니다.
반경 50m 안에서 발견된 불에 타 죽은 야생동물만 10마리에 이릅니다.
운 좋게 화를 면한 야생동물들도 돌아올 리 없습니다.
먹이가 사라지고 보금자리도 파괴됐기 때문입니다.
[조범준 / 야생동물연합 사무국장 : 식물이 자라지 않으면 동물들은 들어오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식물 자체가 복원되지 않는 한 야생동물이 들어 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하천 역시 화마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불에 타 검은 돌덩이처럼 변한 갈대가 즐비합니다.
검은빛으로 물든 하천에서 백로와 오리가 먹이 찾기에 바쁩니다.
불탄 숲에서 재와 토사가 흘러들면 하천 생태계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국립 산림과학원은 산불 피해 지역 어류는 3년, 곤충은 13년, 나무와 야생동물은 최소 30년이 지나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원석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보전 복원 연구과 박사 : 식생이나 동물 등 모든 생태계가 일시에 파괴되다 보니까 모든 분류군이 동시에 회복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파괴돼 버린 생태계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지금은 예측하기조차 힘듭니다.
YTN 송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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