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시설인 충남 보령 LNG 터미널에서 갑자기 진동이 발생해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피해가 발생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주민들은 정신적 불안 증세까지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 창문이 떨리더니 사람이 나와 무슨 일이 있었나 출입문을 살핍니다.
마을회관에서는 진동에 놀란 어르신들이 하나둘씩 빠져나옵니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에 있는 이 마을에서 주민들이 흔들림을 느낀 건 지난달 29일.
이곳 육지로부터 5km 떨어진 섬 주민들도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을 느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건물 균열이 심해졌다는 등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들만 백여 명인데, 심리적 불안 증세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진옥 / 피해 주민 : 침대가 막 움직여서 맨발로 뛰어나갔지. 저녁도 못 먹고 잤는데 밤에 자다가 막 울고 소리 지르고 하니까 우리 아저씨가 날 깨우더라고 병원 가자고….]
진동이 시작된 곳은 3년 전에도 강한 진동으로 피해를 남겼던 보령 LNG 터미널로 확인됐습니다.
LNG 저장 탱크를 시험 가동하다가 액화되고 남은 폐가스를 태우는 과정에 압력 조절에 실패했다는 겁니다.
[보령 LNG 터미널 관계자 : 문제 발생 설비의 추가 사용은 필요가 없어 향후 동일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지역 주민과 대화를 통해서 충분히 보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업체가 재발 방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해당 시설을 승인해준 충남도와 관리 기관인 보령시도 서로 책임만 떠넘기며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최동욱 / 피해 마을 주민 대표 : 행정기관에서는 솔직히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모든 불안감이나 이런 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행정 (처리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해당 업체는 진동 피해 사실을 확인한 후에도 문제가 된 장비를 밤새 가동했다고 밝혔습니다.
더는 불안해 못 살겠다며 제대로 된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피해 주민들의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습니다.
YTN 이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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