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어머니에 의해 여행용 가방, 캐리어에 7시간 넘게 감금당했던 9살 아들 A 군이 결국 숨졌습니다.
게임기를 고장 내고는 안 했다고 거짓말을 해 '훈육 차원'에서 그랬다는 게 범행 이유였습니다.
학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A 군은 한 달 전에도 욕실 세면대에 부딪혀 머리를 다쳤다며 병원을 찾았는데, 몸 곳곳에는 멍든 흔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의료진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도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 (멍이) 눈에는 뚜렷한 게 있고요. 손목이라든가 엉덩이 이런 데 부분적으로 조금씩 보입니다. 한 달 전에 신고된 게 있어서 그것도 같이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교사나 의료진 등 신고 의무자가 아동학대를 알게 된 경우는 물론 의심만 해도 반드시 신고하도록 법이 바뀌었습니다.
실제 경찰청 통계를 보면 아동학대 신고도 2014년 이후 크게 늘었습니다.
문제는, 후속 조치입니다.
한 달 전, 병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전화로만 A 군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경찰 연락을 받고 가정을 찾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A 군의 학교 역시 심각한 상황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외국 같으면 즉시 분리를 시키려는 노력을 할 텐데…. 그러면 학대 가해자가 가지고 있는 아이에 대한 보호·양육권을 제한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단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그걸 집행하기 굉장히 부담스러워 해서….]
또 하나의 문제, 재학대입니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조사를 받은 뒤 82%의 아이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학대 조사 뒤 집에 돌아갔다 '재학대'로 신고된 아동조차도 69%는 귀가 조처됩니다.
실제 지난 2016년에서 18년까지 아동 재학대 비율은 꾸준히 늘었습니다.
모니터링, 부모 교육과 같은 사후관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우리 아동학대처벌법의 가장 궁극적 목적은 원가정 복귀에요. 그런 목표를 가진 아동학대처벌법은 해외의 경우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습벽화 된 사람이 상담을 받아서 스스로 알아서 반성하기는 굉장히 어려워 보여서 분리를 시키는 강제조치를 외국처럼 집행 안 하면 이런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올해 초, 한겨울에 9살 의붓아들을 아파트 베란다에, 그것도 찬물이 담긴 어린이용 욕조에 속옷만 입힌 채 방치해 숨진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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