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김재순이란 이름의 젊은 장애인 노동자가 일터에서 숨졌습니다.
나무를 부수는 파쇄기에 빨려 들어가 숨진 참혹한 사고였습니다.
사고 발생 이후 20일간 이 죽음을 전한 언론 보도는 이 5건 뿐이었습니다.
6월 11일 노동자가 또 숨졌습니다.
자동차 부품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기계에 끼이는 협착 사고였습니다.
이번엔 곧바로 수십 건이 언론 보도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노동자 탓을 하다 오늘 와서는 코로나 19로 중소협력업체가 어려워서라고 합니다.
물론 우리가 너무하는 거 아닐까 .. 라는 반성의 기사도 있었습니다.
몹시도 아픈 이야기입니다.
자동차는 자기 이름으로 불리지만 숨진 노동자는 이름조차 등장하지 못하니까요.
생명의 존엄, 인간 존중이라는 본령을 벗어난 우리 언론이 결국 이런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이 아픈 평가성적표를 받아보며 며칠 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기자보다 더 기자처럼 살았다'고 모두가 입을 모으는 한 언론학자의 충고가 생각났습니다.
"언론의 가치는 언론인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 고 김세은 전 강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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