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동결자산 이전 합의"…한국 "美와 협의"
[앵커]
이란 정부가 한국 내 동결 자산을 이전하고 사용하는 방안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우리 외교부는 실제 자금을 해제하려면 미국 등 유관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혜림 기자입니다.
[기자]
이란 정부가 유정현 주이란한국대사와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의 회담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양측이 회담에서 한국 내 이란 동결 자산을 이란이 원하는 곳으로 이전하는 데 합의했다며, 이전 자산의 규모와 목적 은행을 한국 측에 통보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이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측 면담에서 이란이 우리 측이 제시한 방안에 동의 의사를 표했다"면서도 "실제 동결자금의 해제는 미국 등 유관국과의 협의를 통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측의 회담에서 거론된 방안은 한국 내 이란의 동결자산 일부를 스위스 은행으로 옮기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동안 양측은 동결자금 일부를 백신 구매나 의료 장비 구입 등 인도적 교역 명목으로 사용하고, 구매 대금을 스위스 은행으로 송금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이란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을 비롯해 유관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동안 정부의 입장이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유 대사가 안을 제시했고, 양측이 그 방향성에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이 외교부 측의 설명입니다.
이란의 이번 발표를 미국과 이란 사이 핵합의 복원을 놓고 진행 중인 신경전과 연결해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앞서 이란 국영방송은 핵확산금지조약의 조치 중 하나인 추가의정서 이행을 중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NPT 추가의정서 이행을 중단했다는 보도를 내는 것으로 보면 강경책을 취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동결자금 해제와 관련해서는 한국 측 안을 받아 들이겠다고 하는 온건책을 보이는 것으로 봐서,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지난달 4일 억류된 한국 선박은 여전히 이란에 머물러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서혜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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