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쿼드 문 열려있다"…대중 견제전선에 한국도 언급
[앵커]
미국이 '쿼드'를 중심으로 대중국 견제전선을 확대해나갈 뜻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중국은 단순히 관여가 아닌 경쟁의 대상이 됐다고 평가했는데요.
협력 대상으로 한국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미국 행정부 내에서 '아시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스탠퍼드대가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직설적인 표현으로 중국과 쿼드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드러냈는데요.
대중 관계에 대해 "넓은 의미에서 단순히 '관여'로 묘사되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중국과의 경쟁이 될 것이고 우려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쿼드에 대해 야심이 있다"고 말해 쿼드를 핵심적 대중 견제 수단으로 키워갈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올 가을 쿼드 회원국 미국, 일본, 인도, 호주 정상간 대면회담도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난 3월 화상으로 열린 1차 회담이 코로나19 공동대응에 초점을 맞췄다면, 2차 회의는 인프라에 비중을 두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중국이 자국 경제영토 확장을 위해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에 맞서, 쿼드 참여국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건설 전략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특히 켐벨 조정관은 향후 협력 대상으로 한국을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중국의 권위주의에 대항한 미국식 민주주의 운영시스템의 전 세계 확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쿼드 비회원국인 한국과 유럽 국가까지 언급했습니다.
쿼드 확대 계획에 대해서도 "쿼드는 가입이 제한되는 소수만의 단체가 아니"라면서 "관여해 공조하고 싶은 국가들이 있다면 일이 진척되는 동안에도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는데요.
백신 생산 협력과 대북 공조를 확인한 한미정상회담 이후 동참 압박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미국이 한국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를 점점 키울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으로 여겨집니다.
한국 정부도 중국과 관계를 고려해 쿼드 가입에 거리를 두면서도 사안별 협력은 가능하다는 입장인데요.
지난 주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쿼드'에 대해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새로 부임한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나 혈맹관계를 강조했죠.
한미정상회담 직후에 만남이 성사됐다는 점에서 일종의 견제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고요?
[기자]
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어제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났는데요.
리 대사가 지난 2월 주중 북한 대사로 임명된 이후 첫 만남으로,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팔짱을 끼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왕 부장은 양국이 혈맹임을 강조하면서 국제·지역 정세의 심오한 변화 속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발전 시켜 지역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인 공헌을 하겠다고 말했는데요.
공교롭게도 한미 정상이 양국 공조를 다진 직후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중국이 '북한 카드'를 꺼내 들며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중국 외교부는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이 언급된 것을 내정간섭이라고 지적했고 미국의 쿼드 구상에 대해선 하나 또는 몇 개 나라가 일방적으로 국제질서를 정의할 자격이 없고 자기의 기준을 남에게 강요할 자격은 더더욱 없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 정부가 '홍콩의 중국화' 작업 속에 밀어붙인 홍콩 선거제 개편안이 홍콩 입법회에서 의결된 것에 대해 성명을 통해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홍콩 주민의 목소리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홍콩 주민의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옹호하는 데 있어 동맹, 파트너와 단결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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