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주도의 호텔의 기계식 주차장에서 30대 관광객이 추락해 숨지는사고가 있었습니다.
최근 3년간, 이런 기계식 주차장에서 사망하거나 크게 다친 사건이 10건이 넘습니다.
기계식이라 더 방치되는 안전 사각지대 문제, '다시 간다' 우현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흰색 승용차가 제주의 한 호텔 기계식 주차장 앞에 멈춰섭니다.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리자 마자, 갑자기 차가 다시 출발합니다.
운전석 문조차 닫히지 않은 상황.
차량을 멈추려고 남성이 다급히 차에 올랐지만, 차량은 출입문을 뚫고 넘어가 7미터 아래 주차장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30대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관련법상, 20 대 이상을 수용하는 기계식 주차장엔 설비 조작 등 주차 교육을 받은 관리인이 배치돼야 합니다.
이 호텔 기계식 주차장은 수용 규모가 60대가 넘지만, 사고 당시엔, 관련 교육을 받은 관리인이 없었습니다.
[유족]
"위법으로 운영해 놓고서는 자기들은 아무 잘못도 한 게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게…"
호텔 측은 "교육은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주차 방법 등을 안내하는 직원은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제주 ○○호텔 관계자]
"저희 직원도 없었던 건 아니고. 계속 안내해 드리고. 빨리해야 입고되고 다른 차량이 진행되기 때문에 '알아서 하세요'라고 말할 수 없어요"
하지만 사고 당시 CCTV를 확인한 유족들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유족]
"(사고 20분 전부터) 동생 차량 포함해서 일곱 분 전원이 셀프로 이용하고 계셨고. 관리인이라고 주장하시는 그분은 다른 분들이 (기계 장치) 누르고 있는데 핸드폰만 보세요."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조작해줘야 한다고 법에 나와 있기 때문에 조작을 관리인이 해야 하는 거고 아닌 사람이 하게 되면 문제가 되는 거죠."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기계식 주차장에선 매년 4건에서 13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6명이 숨졌습니다.
하지만 전국 3만 7천개 기계식 주차장 가운데, 3분의 1에만 관리인 배치가 의무화돼 있습니다.
[조원철 /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19대까지는 (관리인이) 없어도 된다는 이야기 아니에요. 그건 말이 안 돼요. 공동 기계 주차시설이 있다고 하면 관리인은 반드시 둬야 합니다."
기계식 주차장의 출입문도, 전진하는 차량을 막아내지 못할 정도로 약하지만, 관련 규정은 없습니다.
[승강기 업체 관계자]
"문의 철판 두께가 1.5mm에요. 종이 같이 문이 얇습니다. (차량) 충격에 견딜 수 있냐고 생각하면 이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4년 마다 실시하는 정밀 안전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는 사례는 매년 수천 건에 달합니다.
지난 2016년, 추락 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했던 서울 강남구의 이 기계식 주차장은 이번에 또 다시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서울 강남 ○○빌딩 관계자]
"센서를 다는 거예요. 지하에다가. 유예기간 줬는데 못 달았어요."
지난해 국토부는 추락방지장치 설치를 의무화 했지만 지난 3월 이후 새로 만들어지는 곳들만이 대상이여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시 간다' 우현기입니다.
PD : 윤순용 최수연
AD : 권용석
작가 : 박정민
그래픽 : 임솔 박소연
우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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