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관 소속 외교관들이 택시를 들이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현장에서 사고 경위를 파악하려는 경찰 조사도 거부한 거로 파악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봅니다. 임성호 기자.
[기자]
네, 사회1부입니다.
주한 미국 대사관 외교관들이 택시를 들이받고 그대로 도주했다는데, 언제 발생한 겁니까?
[기자]
네, 먼저 당시 현장 상황부터 보시겠습니다.
어제 오후 서울 용산 미8군 기지의 한 초소 앞입니다.
준 외교관 번호판을 탄 승합차 한 대가 차단기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데요.
인근에서 택시를 친 뒤 도주해온 미국 대사관 차량입니다.
앞서 어제 오후 5시 40분쯤 서울 용산구청 앞 도로에서 주한 미 대사관 소속 차량이 43살 박 모 씨가 몰던 택시를 들이받았습니다.
손님을 태운 박 씨의 택시가 3차로를 달리고 있었는데, 2차로를 달리던 미 대사관 차량이 끼어들어 사고를 낸 건데요.
이 차량엔 남성 셋에 여성 한 명 등 미국 외교관 네 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택시 기사가 차량으로 다가가 운전자에게 내리라고 요구했지만, 이들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이 택시기사에게 연락해봤는데, 이 분 말로는 운전자가 도리어 휴대전화를 흔들며 자신을 조롱했다고 합니다.
미 대사관 차량은 택시기사의 정차 요구를 거부하고 그대로 8백 미터를 달아나 미8군 기지의 한 초소 앞에서 멈췄습니다.
택시기사도 경찰에 신고한 뒤 뒤쫓아왔고, 뒤이어 경찰도 현장에 도착했는데요.
사고 경위 조사를 위해 경찰이 미국 외교관들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이들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거로 파악됐습니다.
주한 외교관과 그 가족은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체포나 구금을 당하지 않는 '면책 특권'을 갖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고를 낸 미 외교관들은 일단 귀가 조처했다며, 향후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사회1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임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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