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우면 콘크리트가 늦게 굳는다, 이건 과학적인 사실입니다.
그래서 겨울철 공사 때는 콘크리트를 굳히는 데 2배 넘게 시간을 들이지요.
이번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는 어땠을까. 12일 이상 굳혔다던 업체 측 설명과 달리 실제로는 단, 6일 만에 끝낸 날도 있었습니다.
홍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고가 난 201동 콘크리트 타설 작업 일지입니다.
콘크리트를 언제 부었고, 얼마동안 양생을 거쳤는지 기록돼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23일 35층 바닥면을 타설한 뒤 열흘 뒤 다음 층인 36층 바닥을 타설했습니다.
이후 37층, 38층 바닥이 각각 7일과 6일 만에 타설됐고, 38층 천장 타설도 8일 만에 마쳤습니다.
한층 올리는데 일주일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건데, 12일에서 18일 간 충분히 양생 기간을 뒀다는 현대산업개발 측 해명과는 배치됩니다.
[최명기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겨울철 같은 경우에는 온도가 상당히 낮단 말이에요. 그런데 현재 현대산업개발에서 이야기한 것은 온도 관리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고."
하늘에서 본 201동의 모습입니다.
38층부터 23층까지 16개 층이 사라진 공간엔 수많은 철근들만 삐죽 튀어나와 있습니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중앙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철근과 콘크리트 등 공사에 사용된 자재들의 불량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부실시공 여부도 점검 대상입니다.
[김규용 / 국토교통부 중앙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
"연속 붕괴가 일어난 거는 아마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실시공의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저희가 지금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1년 전부터 지하 주차장 공사 현장에서 금이 가고, 콘크리트가 떨어져나가는 부실 징후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총체적 부실 공사라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 입니다.
영상취재: 김덕룡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