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랬을 것"…산불 현장 속 숨은 영웅들
[앵커]
강릉에서 시작돼 동해까지 번진 옥계 산불로 수천 ha의 산림이 소실되고 200동에 가까운 주택과 건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긴 했지만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긴박한 산불 현장 속에서도 용기를 낸 숨은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산불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순찰차에 한 남성이 다가와 구조를 요청합니다.
차에 타고 있던 이규현 경위와 윤아련 순경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연기 사이를 뚫고 들어갑니다.
잠시 후 우두커니 서 있는 어르신이 나타납니다.
78살 안 모 할머니로, 거동이 불편해 미처 대피를 못 한 겁니다.
차에 타고 나서야 밀려드는 끔찍한 공포와 살았다는 안도감에 연신 눈물을 흘립니다.
이 두 경찰관은 이날 모두 세 명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가족들이) 조금 위험한데 뭐 들어갔냐 이랬는데 저희들은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그 당시 어느 경찰이라도 그렇게 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완전히 불에 탄 집 주변에서 주민들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강한 바람에 불이 되살아나자 직접 잔해물을 헤집고 물을 뿌리며 진화 작업에 나선 겁니다.
누구의 집인지는 모르지만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맨손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옆집이라기보다는 불을 꺼줘야 산불이 확대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서 서로 돕고 그러는 거죠."
전역을 앞둔 해군 1함대 장병 15명도 진화 작업에 팔을 걷어 부쳤습니다.
방화선을 구축하고 잔불을 제거하며 진화에 힘을 보탰습니다.
산림과 소방당국이 흘린 구슬땀에, 이들의 숨은 노력이 더해져 큰 인명피해 없이 90시간 지속한 산불을 진압할 수 있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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