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 도착 당시 심정지 상태…병원 이송 사망
"왼쪽 얼굴 2도 화상에 멍 자국도…학대 의심"
담당 의사, 경찰 신고…구급대원도 이상하다 느껴


경기 남양주시에서 정식 입양 전 위탁 부모에게 맡겨진 13개월짜리 남자아기가 숨졌습니다.

숨진 아기에게선 얼굴 화상과 멍 자국 등이 발견돼 경찰이 학대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아파트 단지로 구급차와 경찰차가 잇달아 들어갑니다.

구급대원들이 들것에 실린 아이를 황급히 구급차에 옮기고 그 뒤를 남녀가 따라갑니다.

새벽 2시 10분쯤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13개월짜리 A 군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습니다.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A 군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사망 당시 A 군은 왼쪽 얼굴 전체에 2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고, 다리에서는 멍 자국도 발견됐습니다.

아이 상태를 확인한 담당 의사는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부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도 이상한 점을 느낀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날 아이를 씻기다 얼굴에 화상을 입혔다면서도 아무런 응급처치도 하지 않은 겁니다.

[구급대원 : 왜 병원을 안 갔을까 (아동학대를) 의심할 정도의 2도 화상이었어요. 수포가 벗겨진 상태였는데….]

확인 결과 A 군을 돌보던 부부는 친부모가 아니라 다른 가정에 정식으로 입양되기 전 임시로 아이를 맡아 돌보는 '위탁 가정' 부모였습니다.

위탁 가정 모친은 아이가 분유를 먹고 토한 뒤 잠든 줄 알았는데 새벽에 일어나 보니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A 군을 맡아 길러왔고, 지난 2017년부터 임시로 돌봐온 아이만 6∼7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동복지기관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정기 방문 당시 학대 정황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며, 해당 부모가 과거 아동학대로 의심 신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A 군의 부검을 의뢰하고, 위탁 부모를 상대로 학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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