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Q. 여랑야랑,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보겠습니다. "알려주시죠" 누가 한 말입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기자들에게 알려달라고 했는데요.
뭘 알려달라고 했는지, 영상으로 보고 오시죠.
Q. (김건희 여사가) 운영하시던 회사 직원들이 공개 일정에 동행하고 대통령실 채용 지원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논란도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 (오늘, 출근길)]
"글쎄 지금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좀 방법을 알려주시죠."
Q. 대통령은 고민이 많나 봅니다. 얼핏 생각하면 공적인 일엔 공적인 사람들이 보좌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긴 한데요.
윤 대통령은 과거에도 종종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으면 알려 달라, 가르쳐달라며 '되묻기' 화법을 써 왔습니다.
[심상정 / 당시 정의당 대선 후보 (지난 2월)]
"윤석열 후보님, 주식 양도세 폐지를 약속을 하셨는데 주식 양도세가 왜 도입됐는지 아세요?"
[윤석열 /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난 2월)]
"글쎄, 한번 좀 가르쳐 주십시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난 2월)]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윤석열 /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난 2월)]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지요."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난 2월)]
"RE100."
[윤석열 /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난 2월)]
"RE100이 뭐죠?"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난 2월)]
"EU택소노미라고 하는 새로운 제도가 논의되고 있는데…."
[윤석열 /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난 2월)]
"아니, EU 뭐랑은 저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가르쳐 주시고요."
Q. 솔직하다는 평가도 있었고요. 준비 부족을 임기응변으로 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죠.
야당에서는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불리한 주제가 나오면 피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만 던지고 가는 방식의 백브리핑이 과연 진정성이 있는가."
윤 대통령의 "알려주시죠"가 민심을 경청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면 좋겠습니다.
Q.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똑같이 할 건가",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데요?
우 위원장이 오늘 폭로하듯 이런 얘기를 꺼냈습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오늘)]
"전현희 권익위원장에게 물러나라는 연락이 왔답니다. 누군지도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분 수사하실 건가요? 똑같이 백운규 전 장관처럼 처벌하실 건가요?"
Q. 그러니까, 아직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윤석열 정부가 물러나라고 했다는 건가요?
그렇게 들리죠.
하지만 정작 권익위의 설명은 다릅니다.
사퇴 압박이 아니라, "국무회의에 안 와도 된다는 전화였다"는 겁니다.
실제로 한덕수 국무총리실은 그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4개 행정기관장에게 "국무회의 참석 대상이 아니"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Q. 전현희, 한상혁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기관장이라서 참석하지 말라고 한 건가요?
그동안 권익위원장과 방통위원장은 관례적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우 위원장은 이건 사실상 우회적인 사퇴 압박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오늘)]
"정부의 주요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 (사퇴)압박 아닙니까? 그럼 이 얘기는 합법입니까? 불법입니까?"
Q.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불법인가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사람은 국무위원도 아니고 국무회의 참석 대상도 아니"라고 해명했는데요.
국무회의 규정을 보면 권익위원장과 방통위원장은 필수 배석 대상은 아니고,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배석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Q. 결과적으로 산업부 블랙리스트 때처럼 "사퇴하라" 이렇게 직접 압박했던 건 아니군요.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이라는 프레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 정부와 현 정부 간 인사 기 싸움도 매번 거울 보듯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Q. 이럴 바에야 임기를 지켜야 할 기관장과 정권 바뀌면 물러날 기관장을 법이나 규칙에 명시하는 게 깔끔할 것 같아요. 여랑야랑이었습니다.
구성: 김민지 기자·김지숙 작가
연출·편집: 정새나PD·배영진PD
그래픽: 성정우 디자이너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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