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태 겪으면서 도로 위 맨홀이 폭우 때 얼마나 위험한지 새삼 알게 됐는데요.
배수관이 역류해 이렇게 뚜껑이 열려버리면 확 빠져들어갈 수 있어서요.
서울 서초구에서 맨홀에 빠져 실종된 남매 수색이 종일 이뤄졌는데, 조금 전, 남동생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백승연 기자입니다.
[기자]
도로 한 가운데 맨홀 뚜껑이 열려있고, 장비를 착용한 잠수부들이 들어갑니다.
그젯밤 인근 맨홀에 빠져 실종된 남매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수색작업 이틀 만인 오늘 오후 3시쯤, 실종 지점에서 1.5km 떨어진 곳에서 40대 남동생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조현준 / 서울 서초소방서 홍보교육팀장]
"어제까진 물이 차 있어서 로봇 수색했고, 오늘은 투입 충분한 상태가 돼서 현장에 들어가 수색해서 구조대상자 발견한 겁니다."
남매가 맨홀에 빠지는 장면은 근처에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에 포착됐습니다.
차량 주인은 "영상에서도 맨홀 뚜껑이 열린 게 보이지 않았다"며 "한 명이 먼저 빠지고 나머지 한 명도 순식간에 쑥 빠졌다"고 말했습니다.
그제 서초구에서만 두 남매를 포함해 5명이 실종됐는데, 이 중 4명이 실종된 곳은 반경 370m 안에 모여있습니다.
남매를 제외한 실종자들은 건물 지하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실종자 가족]
"물이 무릎도 채 안 찼어요. 무릎 정도밖에 안 찼는데 가다가 훅 빠졌다. 맨홀이 안 보여서 흙탕물에 빠진다는 거 정말 어처구니 없는 거죠."
폭우로 맨홀 뚜껑이 배수관 내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열린 겁니다.
[조원철 /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
"(수압이) 200kg 드는 거 하고 힘이 맞먹어요. 못 견디죠. 그러니까 (맨홀 뚜껑을) 들고 일어나는 건 당연하죠."
전문가들은 침수된 길에서는 우산이나 막대기로 발 앞을 짚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소방 특수구조대는 나머지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김근목
영상편집: 형새봄
백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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