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도심에서는, 지상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지하에 깊이 주차장을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올 여름 지나면서 기습 폭우 땐 지하주차장이 거대한 하수구로 돌변한다는 걸 절감하는데요.
백승연 기자가 지하주차장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기자]
아파트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빗물이 쏟아집니다.
주차장 바닥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자 주민들이 밀대로 밀어냅니다.
지난달 8일 집중호우 때 성인 발목까지 침수됐던 서울 서초구 아파트 모습입니다.
차를 옮기라는 안내 방송을 들었다는 주민도 있었습니다.
황당한 안내에 지금도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서초구 피해 아파트 주민]
"지하 2층에 있는 차들을 지하 3층으로 내려보내라고 하더라고요. 지하 2층에 물이 차니까."
서초구의 업무용 빌딩 지하주차장에선 차량을 점검하던 남성이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도심 지하주차장은 폭우를 만나면 순식간에 거대한 하수구로 변합니다.
포항 아파트 참사가 더는 남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김기호 / 서울 송파구]
"지하주차장에 대한 생각이 조금 많이 바뀌게 됐어요. (비가 오면 차를 뺄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전유니 / 서울 강남구]
"침수될 거 같은 소식 있으면 차를 미리 빼내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재산이 귀하다지만 사람이 더 귀하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침수가 시작되면 절대 지하주차장에 내려가지 말고, 이미 주차장이라면 빠른 탈출이 최우선이라고 말합니다.
[송창영 /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
"이거는 위험하겠다, 이걸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조금만 위험하면 그냥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빠져나오는 게…."
차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박찬기 임채언
영상편집: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