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4일) 아침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지기 직전, 관리소장이 갑작스럽게 자신의 직급을 강등해 힘들다며 동료에게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솔선수범하는 본인을 강제로 반장에서 해제시킨 소장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책임져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아파트 경비원 74살 박 모 씨가 동료에게 숨지기 1시간 전쯤 보낸 문자입니다.
박 씨의 동료는 단순 호소문으로 생각해 "아주 잘하셨네요"라고 답장한 것이, 마지막 연락이 됐습니다.
잠시 뒤 박 씨가 근무하던 아파트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겁니다.
초소로 발령돼 근무를 하던 박 씨는 9층에서 추락해 이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진 박 씨가 "책임지라"고 지목한 관리소장이 부임한 건 지난해 12월.
소장은 2년 전부터 반장직을 수행한 박 씨를 며칠 전 돌연 초소근무를 하는 경비원으로 일하게 했습니다.
동료들은 예전에도 소장이 다른 반장에게 돌연 초소근무를 하라고 통보하기도 했고,
[A 씨 / 동료 경비원 : 2월에 B조 반장 서○○ 반장을 일반 경비원으로 해임을 해버리니까 반장 하다 일반 대원을 하면 창피하잖아요. 그러니까 사표 내고 □□아파트로 가버리고.]
주차관리 업무를 추가로 시키거나 회의에서는 강압적이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B 씨 / 동료 경비원 : 경비를 얼마나 못살게 구는지, 당신은 소장이 아침에 지시한 거 복명도 할 줄 모르느냐? 다시 복명해봐. 제대로 보고도 안 하고 뭐 했다고 다시 보고해봐, 재보고 시키고.]
그러나 관리소장은 숨진 박 씨가 오히려 초소 근무를 원했고,
폭언한 적은 전혀 없다며 박 씨가 남긴 호소문 내용은 계약해지에 불만을 품은 박 씨 동료들이 조작한 것이라 반박했습니다.
[C 씨 / 아파트 관리소장 : 어른이 74세 보는 사람이 반장이 벼슬이라고 자살한다는 게 이해 갑니까? 내가 욕한 것도 아니고 갑질한 것도 없는데.]
경찰은 관리소장과 동료 경비원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 (중략)
YTN 이준엽 (
[email protected])
▶ 기사 원문 : https://www.ytn.co.kr/_ln/0103_202303150409125785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email protected], #2424
▣ YTN 데일리모션 채널 구독 : http://goo.gl/oXJWJs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