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상도] 맑은 기업 vs 흐린 기업
[앵커]
추석 연휴도 벌써 나흘째입니다.
긴 연휴에도 세계 어딘가에선 우리 기업들은 쉬지 않고 무언가 사업에 매진하고 있을텐데요.
기업기상도는 추석 연휴를 맞아 올해 들어 좋은 실적으로 한가위가 풍성한 기업들, 또 그렇지 못한 기업들을 짚어봤습니다.
김종수 기자입니다.
[기자]
한 주 기업뉴스를 리뷰하는 주간 기업기상도입니다.
대체공휴일까지 생겨 여유로운 황금연휴, 잘 보내고 계십니까?
이번 연휴가 신발끈을 다시 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이번 주 기업기상도는 올해 추석이 가장 풍성한 기업, 또 그렇지 못한 기업들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현대자동차입니다.
올해 추석이 가장 풍성한 기업입니다.
3분기 연속 실적 기록을 경신 중입니다.
고급차, 전기차 매출이 쑥 늘어난 결과죠.
노사분규로 3분기 실적이 꺾인다던 우려도 초유의 5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로 사라졌습니다.
부품사 현대모비스도 노사협상 타결에 3분기 전망치를 넘는 실적이 예상되고 나란히 실적 행진을 하던 기아도 노사분규만 아니면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현대의 아픈 손가락이라면 단연 중국인데요.
8월에는 신모델을 앞세워 7일보다 11% 더 팔렸는데, 이제 반전 가능할까요?
다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 KAI 등 방산기업들입니다.
K-방산 역시 잭팟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작년 로템 k2 전차, 한화 k9 자주포, KAI FA50 경공격기까지 안보를 우려한 폴란드가 20조원 규모의 무기 구입 기본계약을 맺더니 7조원대 1차 이행계약을 계기로 인도가 시작됐고 기업 실적에도 반영되기 시작됐습니다.
이게 다가 아니죠.
한화는 2조원대 호주 장갑차, 또 사우디 천무 로켓 수출도 있었죠.
폴란드는 한국산 잠수함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세계 방산 점유율은 작년까지 5년간 2%, 순위 9위지만 곧 '방산 빅5'에 든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번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그룹입니다.
불황에 금리 인하, 사회공헌 압박을 받아도 이익 신기록 행진이 이어집니다.
10조9,000억원, 상반기 5개사 순익으로 사상 최대인데요.
1위 KB만 3조원에 육박했고 NH농협은 26%가 넘는 최고 증가율로 전체 4위였습니다.
증권.보험이 없는 우리금융을 빼면, 수수료, 투자 등에서 얻은 비이자이익 급증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5대 금융 전체로는 1년 전보다 65%나 늘었고 하나금융은 거의 3배였죠.
하반기도 추세 자체가 바뀔 것 같진 않습니다.
다만, 소상공인,가계부채 위험이 커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입니다.
이제 흐린 기업입니다.
업비트.빗썸 등 가상자산거래소들입니다.
가상자산값은 뛰는데, 실적은 뚝 떨어졌습니다.
거래소는 매매 수수료로 벌죠.
그러려면 상장자산값이 뛰고 인기가 많아야 합니다.
6월 말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 값은 작년 말보다 90%,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60%나 뛰었죠.
하지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상반기 매출,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37%와 47%가 급감했습니다.
그나마 여긴 낫습니다.
2위 빗썸은 매출 60%, 이익은 90%나 줄었으니까요.
잘 보면, 값이 오른 덕에 고객이 맡긴 자산 평가액이 늘어도 수량은 줄었는데,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고객들이 팔고현금화했거나 해외거래소로 떠났거나죠.
다음은 GS건설 보시죠.
아파트 주차장 붕괴에 내내 홍역을 치렀습니다.
사건이 터진 건 4월 29일.
입주 5개월을 앞둔 검단 LH아파트 현장의 지하주차장이 무너졌죠.
이후 시공사 GS건설은 고난의 행군이었습니다.
정부 압박과 계약자 분노에 전면 재시공을 약속했고, 이 건으로 10개월 영업정지가 예상되는 상황에 몰렸습니다.
다른 GS아파트 하자까지 불거져 '순살자이'를 비롯해 갖가지 오명을 얻었고 이 와중에 특별세무조사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우리 국민은 보 없이 기둥,슬래브로 지탱하는 무량판 구조란 말 배웠는데요.
철근을 빼먹은 무량판 아파트가 LH에만 15곳 더 있는 게 드러났습니다.
마지막은 CJ ENM입니다.
최강 콘텐츠 왕국이 흔들립니다.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1분기 5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는데 2분기도 304억원 손실이 났고 매출도 줄었죠.
음악 부문을 빼면 주력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사업이 어렵습니다.
영화 더 문 흥행 실패에 드라마 일부 히트작들로도 반전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9,300억원을 주고 산 미국 제작사 피프스시즌은 작가,배우노조의 파업이 겹쳐 작품이 지연되며 손실이 계속 나고 있죠.
OTT 티빙은 가입자가 늘었지만 제작비 상각 부담이 큰 실정입니다.
CJ ENM의 위기는 K콘텐츠의 위기로 번질 수 있습니다.
구조조정이나 재무대책보다는 흐름을 바꿀 빅히트작 등장이 절실합니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 있죠.
하지만 올해는 이 말이 들어맞지 않아 아쉽습니다.
연휴 뒤엔 4분기인데요.
확실한 경기 반등이 힘들면 반등의 계기라도 마련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주간 기업기상도였습니다.
PD 김선호
AD 이영은
송고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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