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1월 개통한 길이 2.3km, 왕복 8차선의 부산 이순신대로입니다.
교통체증을 해소하려고 1800억 원을 들여 지었는데요,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더니, 지금은 거대한 주차장처럼 변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 기자입다.
[기자]
부산항 북항재개발 구역의 중심 도로인 이순신대로입니다.
지난 1월 말 개통했는데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부산역 뒤편에 있는 이순신대로, 수학여행을 온 관광버스 두 대가 나란히 불법주차 돼 있습니다.
[A 관광버스 기사]
"(학생들) 여기 위에 체험장 갔다니까요. 선생님이 댈 데 없으면 여기 잠깐 있으라고 해서…"
도리어 당당하기까지 합니다.
[B 관광버스 기사]
"괜찮아, 여기는 괜찮아. 난 (딱지) 안 끊지."
끝 차선 도로는 화물차와 건설 기기들이 점령했습니다.
일방통행도로의 1차로와 4차로 양쪽을 불법 주차 차량들이 차지해버려 다른 차량은 중간 두 개 도로로만 다닙니다.
대형화물차의 불법주차를 집중단속하는 곳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요.
바로 앞엔 화물차가 버젓이 주차돼 있습니다.
곡선 구간 안전지대에도 차들이 위험천만하게 주차돼 있습니다.
[현장음]
"51○○ 이동하세요."
점심시간이 되자 인근 공사장에서 일하던 대형 차량까지 몰려듭니다.
[불법 주차 화물차주]
"(딱지 뗄 수도 있잖아요?) 점심 때는 안 옵니다."
[트럭 운전자]
"풀로 찰 때가 있어요, 저기서 여기까지. (사고 날까봐) 속도를 줄인다든지, 불안한 건 있지."
개통 후 3개월 동안 2.3km 이순신대로에서는 불법 주정차로 601건의 과태료가 부과됐습니다.
하루 7대꼴로 단속된 겁니다.
하지만 불법주차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불법주차 화물차주]
"(왜 여기다가 대는 거예요?) 차 댈 데가 없으니까 그렇죠. 저기 감만동 가야되고. 다른 데, 시내 근처에는 없죠."
[현장 주차단속 관계자]
"아무래도 접근성이 유리하니까… (과태료를) 10만 원, 20만 원, 30만 원 과감하게 부과를 해야 되는데, 5만 원밖에 안 되니까."
가장 가까운 화물차 주차장은 왕복 40분 거리.
하루 주차비와 기름값을 합치면 4만 원이 좀 넘게 드는데 불법주차 과태료 5만 원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관할 구청도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하소연입니다.
[부산 동구청 관계자]
"넓은 주차 공간이 있으면 모르는데 그런 공간이 초량동에는 있을 수가 없거든요? 현재 상황에선 그냥 이대로 가게 될 것 같아요."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1800억 원 넘게 들여 만든 도로가 거대한 불법 주차장이 됐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입니다.
PD: 김남준 장동하
김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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