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축구팬 사이에서는 한일전만큼, 어쩌면 한일전보다 뜨거운 경기가 바로 이란과의 A매치입니다.
만날 때마다 불꽃 튀는 입씨름으로 우리 팀의 신경을 긁었기 때문인데요.
그 설전의 역사를, 조은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월드컵 최종예선 총성과 함께 달콤했던 허니문 기간을 마친 슈틸리케 감독.
꽃길이냐, 가시밭길이냐, 월드컵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숙적 이란을 만났습니다.
축구 팬이라면 이 장면 잊을 수 없죠, 3년 전 있었던 이른바 '주먹 감자' 사건입니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승리한 이란 케이로스 감독이 우리 팀 벤치에 모욕적인 몸짓을 취한 건데요.
한국과 이란, 두 팀의 적개심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이란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네쿠남 선수가, 3년 전, 우리와의 대결을 앞두고 지옥을 보여주겠다고 도발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최강희 감독은 네쿠남인지, 다섯쿠남인지는 농구선수냐고 되받아쳤고요.
패기가 가득했던 손흥민 선수는, 피눈물을 흘리게 해주겠다고 맞섰죠.
경기 전 긴장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 이란 감독(2013년) : 한국팀 감독 때문에 경기 전 분위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최강희 / 전 축구대표팀 감독(2013년) : 내년 월드컵은 포르투갈 고향에서 TV로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런 뜨거운 설전 끝에 이겼다면 두세 배로 통쾌했을 텐데요, 우리 대표팀, 최근 세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번에도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남자 10만 명이 토해내는 우렁찬 함성과도 싸워야 합니다.
최대 12만 명을 수용하는 이 경기장에 여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자디 스타디움이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42년 동안 2무 4패, 역사상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슈틸리케호의 통쾌한 반전을 기대합니다.
YTN 조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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