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실무대표단은 오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서울에서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최종합의했다.
하지만 회담 의제와 수석대표의 급에 대해서는 끝까지 이견을 보여 각기 다른 발표문을 공개하기로 하는 등 남북 대화의 출발부터 신경전이 치열했다.
남북 실무대표단은 9일 오전부터 10일 새벽 3시까지, 8차례의 수석대표간 회의와 2차례의 전체회의를 여는 등 마라톤 회의를 통해 회담 명칭과 날짜, 장소, 의제 등을 담은 발표문을 도출했다.
실무대표단은 우선 이번 회담의 공식 명칭을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남북당국회담으로 변경했다. 회담 날짜는 당초 합의한 대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열고 장소도 서울로 결정했다.
또, 북측 대표단의 왕래 경로는 경의선 육로로 합의했으며 추가적인 실무 문제는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양측 실무단은 회담의 의제와 수석대표의 급에 대해서는 최종 조율에 이르지 못하고 이 두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양측이 서로 다른 내용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우리 측은 회담 의제를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이산가족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 등 당면하게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발표문에 명시했다.
그러나 북측은 "개성공업지구 정상화 문제,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흩어진 가족.친척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 6.15 및 7.4 발표일 공동기념문제, 민간래왕과 접촉, 협력사업추진문제 등 북남관계에서 당면하고도 긴급한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보다 구체화했다.
이는 우리 측은 회담 의제 가운데 6.15와 7.4 선언 등과 관련해서는 따로 회담 의제로 명시하지 않고 남북간 현안에 포괄적으로 묶을 것을 요구했지만 북 측이 이를 발표문에 명시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국회담의 의제를 일일이 열거하여 제한하기 보다는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지만 북측은 자신들이 제기한 모든 사안들을 명시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실무단의 급에 대해서도 표현의 차이를 나타냈다. 남북은 대표단의 규모를 5명으로 하는데는 합의했지만 수석대표의 급에 대해서는 우리 측이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로 명시한 반면 북 측은 '상급 당국자'로 명시했다.
이 역시 우리 측은 남북관계 총괄 부처 장인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회담에 나갈 것이며 북한도 이에 상응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나오도록 요구했지만 북 측이 부정적 의견을 표명하면서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남북이 2년 4개월만에 머리를 맞대고 앉은 실무회담에서 중요한 사항에 대해 이견을 끝까지 좁히지 못하면서 6년만에 열리는 장관급의 남북당국회담 역시 결론 도출까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