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집단 식중독에 걸린 햄버거병 기억하십니까.
첫 환자가 발생한지 4개월 째입니다.
투석 치료 환자까지 생겼었는데, 지금은 개선이 됐는지, 다시 간다 우현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유치원 원장 박모 씨와 관계자들이 고개를 숙인 채 경찰서에서 나옵니다.
[박모 씨 / A유치원 전 원장 (지난 16일)]
"(원장님) 네 (왜 보존식 미보관하셨어요?) ….
(아이들 평생 치료 받아야 하는데 하실 말씀 없으세요?) …"
안산 사립유치원에서 97명의 아이들이 집단 식중독에 걸린 건 지난 6월.
이 가운데 15명은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
일명 '햄버거병'에 걸려 투석 치료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경찰은 식자재를 보관한 냉장고 온도가 적정 온도보다 10도 이상 높아 대장균이 증식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또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은 사실을 숨기려 새로 만들어 채워 넣었다며,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도 추가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식중독 사고 이후 한 달 넘게 문을 닫았던 유치원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원장과 교사는 모두 바뀌었고,
경기도교육청은 공립 유치원으로 전환하기 위해 부지와 건물 매입을 추진 중입니다.
급식은 더이상 조리하지 않고 외부 도시락으로 대신합니다.
[도시락 업체 관계자]
"김치는 기본이고. 두부부침하고…"
보존식을 보관하는 전용 냉장고도 생겼습니다.
다른 유치원도 찾아가봤습니다.
보존식은 스테인리스 용기에 담겨 적정 온도에서 보관되고 있습니다.
[우현기 기자]
"보존식 용기엔 이렇게 날짜와 시간이 모두 적혀져 있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6일 전 보관됐던 보존식이 이렇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가 미흡한 곳도 있습니다.
정부 점검 결과 50인 미만 유치원 4천여 개 중 5.2%가 보존식 관리 부실 등으로 적발됐습니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유치원에도 학교급식법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급식을 식품안전관리인증제도 HACCP 수준으로 관리하고,
현재 의무 사안이 아닌 현장 점검도 매년 2차례 실시하기로 한 겁니다.
하지만 적용 대상에 50인 미만 사립 유치원은 빠져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영우 / 한양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사각지대가 분명하다고 생각이 돼요. 규모가 작아도 1명이라도 나쁜 영향을 받으면 안 되는 거니까"
투석 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A군 어머니는 아이의 건강이 언제 다시 악화될까 불안합니다.
[이슬 / A군 학부모]
"신장 수치만 아직 정상이 안 나와가지고.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B양도 퇴원은 했지만 평생 병원에 다녀야 합니다.
[B양 학부모]
"얼마 전에 외래 진료를 또 받고 왔고. 아직 혈뇨가 조금 보인다고 해서 많이 불안하고. 주기적으로 계속 관찰이 평생 필요한 병이라고"
일부 학부모들은 지난 9월, 유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황다연 / 변호사]
"영구적으로 장애율이 나올 수도 있는 사람도 있고. 신체 감정을 법원을 통해서 받을 예정이고요."
아이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도 온전히 치유되지는 못했습니다.
[B양 학부모]
"수술 자국이 세 군데가 있으니까 '엄마 나 이거 초등학교 가면 배꼽에 상처가 없어질까?' 이러는 거예요. 그런 얘기할 때마다 진짜 가슴이 찢어지거든요."
다시간다 우현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한효준 강승희 이영재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