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갈등처럼 번질까요?
대통령 민정수석과 법무부장관이 대립하는 모양새인데요.
그 전말과 전망을 정치부 이현수, 사회부 최주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민정수석이 취임한 지 40일 만에 사의를 표했, 그것도 한 번 낸 게 아니라고요? 지금 상황이 어떤 겁니까?
확인된 건 신현수 민정수석이 적어도 2차례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이 모두 반려했다는 겁니다.
가장 최근 사의 표명은 설연휴 직후인 이번주 초라고 하는데요.
신 수석에게 여러차례 전화도 하고 문자도 남겼는데 답이 없습니다.
기자 뿐 아니라 청와대 다른 수석의 만나자는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관두겠다는 뜻을 거둬들이겠다는 말도 하지 않고 있어 사의 표명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질문]본격적으로 왜 사표를 냈을까 살펴보죠. 최주현 기자, 왜 낸 겁니까?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설 연휴 직전 상황부터 살펴보면요.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논의차 두 차례 만나거든요.
그런데 그 사이에,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를 수사하는 대전지검에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합니다.
이후 검사장급 인사가 일요일에 갑자기 발표된 겁니다.
이 과정에서 신 수석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원전 수사 때문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신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드렸듯이 검찰 인사 과정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이견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신 수석과 박 장관 사이의 불화가 있었던 걸 인정한 건데요.
신 수석의 사의가 반려되도, 박 장관과의 동행이 원만할 지 우려도 나옵니다.
[질문]인사 때문이라면, 이번에 검찰 인사 폭이 크지도 않았잖아요. 대체 무엇이 마음에 안 든 걸가요?
크게 3가지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박 장관은 단 4명의 검사장만 소폭 교체했죠.
최소한의 인사만 하다보니 법무부와 검찰의 협조관계를 복원할 여지도 그만큼 줄었고,
신 수석은 이 과정에서 한계를 느꼈을 수 있다는 게 법조계에서 나오는 분석입니다.
추미애 전 장관 사람으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윤석열 총장 징계 과정을 주도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보낸 것도 신 수석이 찬성했을지 의문이 듭니다.
제가 직접 신 수석 측근에게 들어보니 신 수석은 민정수석 제안을 받고 고민이 참 많았다고 해요.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갈등이 파국으로 치달았던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했을 겁니다.
그런데 최근 주변에 "검찰 인사가 참 힘들고 고민이 많다"는 취지로 속내를 털어놨다고 전해집니다.
박 장관과 인사 논의 과정 등에서 민정수석 역할의 한계를 절감했고, 결국 사의 표명으로 이어졌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이광철 민정비서관과의 불화설을 얘기합니다.
이 비서관은 조국 전 민정수석 시절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지냈거든요.
그래서 소위 '조국 라인'과 갈등을 벌이고 있고, '신현수 패싱'을 한 게 아니냐, 이런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 "내 명예를 걸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질문]정리해보면, 박범계 법무장관이 낸 인사안을 대통령이 재가했는데, 민정수석과 조율이 끝나지 않았던 거였고, 민정수석은 이 상황에 반발해서 사표를 낸 형국이에요. 신 수석은 어떤 사람입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각별하게 생각하는 사람임은 틀림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정권 초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사석에서 "검찰 출신 민정수석은 없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는데, 문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검사 출신 신현수 민정수석을 발탁한 겁니다.
발탁 배경은 지난달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었죠.
신 수석이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을 수 있는데, 사의 표명을 했으니 청와대로서는 난감할 수 있습니다.
[질문]윤석열 총장과 추미애 장관 충돌도 생각나고요. 의외로 여당은 잠잠하네요. 청와대는 어떻게 수습하겠다는 건가요?
대통령이 신 수석의 사의를 반려한 상황이니, 민주당은 일단 사의 표명한 신 수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는 '아무리 그래도 그만두겠다고 하다니' 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사실상 '박범계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청와대는 신 수석의 사의표명이 자칫 검찰과의 갈등으로 비쳐질까봐 조심하면서 일단 신 수석을 계속 설득해 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질문]검찰인사가 또 남았잖아요. 이것도 변수가 되겠네요?
일단 부장검사급 이상 중간간부 인사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박범계 장관이 검사장급 인사 때처럼 소폭이라면 신 수석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가 적은데요.
이르면 이번주 단행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신현수 수석의 거취를 늠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