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포함해 전 세계가 조심스럽게 ‘위드 코로나’로 가는 지금 중국은 여전히 ‘제로 코로나’를 지킵니다.
확진자가 나오면 건물을 아예 도시를 봉쇄시키는 일도 많은데요.
중국 14억 인구 중 단 한 명도 코로나가 없게 하겠단 고집은 왜 나오는 걸까.
<세계를 가다> 베이징에서 사공성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밀접접촉자 1명이 다녀갔다는 이유로 4만 9천여 명이 입장한 광저우 박람회장의 출구가 굳게 닫혔습니다.
꼼짝없이 갇힌 입장객들은 5시간 동안 모두 PCR 검사를 받고서야 귀가했습니다.
상하이에서는 학교가 폐쇄돼 학생들이 교실 바닥에서 하룻밤을 보냈고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선전은 도시 전체가 봉쇄돼 기업 활동도 멈췄습니다
확진자 한 명만 나와도 선제적으로 봉쇄해버리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조치입니다.
채널A 베이징 지국도 나흘 동안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옆 건물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상가는 모두 폐쇄됐고 사무실 출입도 철저히 검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현장음]
"3일, 72시간 내 PCR 검사 결과 보여주세요! (매일 아침 필요한가요?) 네!"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아파트 단지를 이렇게 전면 봉쇄했습니다.
입주민들은 아예 대문 밖에도 나오지 못하는데요.
어른 키보다 높은 철판까지 설치해 주민 이탈을 막고 있습니다.
물샐 틈 없이 2년 넘게 강력한 방역조치가 이어지자 중국인들의 피로감도 한계에 달했습니다.
"제로 코로나를 원하는 사람은 북한으로 가라", "인민의 자유가 희생되고 있다"면서 숨막힐 정도로 통제되는 사회를 향해 불만이 쏟아집니다.
원칙대로 움직이는 방역 요원과 마찰이 빚어져 곳곳에서 말싸움과 몸싸움도 벌어집니다.
경제 침체 우려 속에 하루 확진자수가 최대 5천 명을 넘어섰고 14개월 만에 사망자도 나왔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입니다.
[미펑 / 중국 국가위생건강위 대변인]
"중국의 동적인 제로 코로나 정책과 조치들은 오미크론 변종 대처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주요국 가운데 중국만 제로 코로나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규제를 풀면 하루 최대 1천만 명의 확진자가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인구 대비 낮은 감염 수준을 근거로 공산당 정책과 체제가 서구보다 우월하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이번 가을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정책 유턴을 쉽게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의료시스템 붕괴를 우려해 경증환자는 병원 대신 시설에 격리하는 조치를 내놓고 한발 후퇴했습니다.
[문일현 / 중국 정법대 교수]
"확진자 발생 억제를 포기하고, 사망자나 위중증환자를 최대한 줄인다는 것입니다. 위드코로나로 전환을 위한 준비 조치로 보입니다."
제로 코로나와 경제 회복, 두 마리 토끼를 놓고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사공성근입니다.
사공성근 베이징 특파원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김문영
사공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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