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한꺼번에 0.5%포인트나 금리를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 조치를 취한 이유.
코로나 여파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물가가 치솟기 때문이죠.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미국 경제가 물가 고공 행진에 두 손 들고 있습니다.
비싼 건 나중에 사고, 더 싼 제품을 찾는다는 미국 소비자들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세계를 가다, 워싱턴 유승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평일에도 북적이는 미국의 대형 쇼핑몰.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꽤 많습니다.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은 신중합니다.
필요 없는 제품 구매는 미루고,
[앤드루 / 메릴랜드]
"10~15달러 수준이고 필요하면 사겠지만, 기다릴 수 있고 지금 필요 없는 거면 일단 기다리겠죠."
비싸진 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거나,
[이시라 / 메릴랜드]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오른 제품이면 구매하겠지만, 과하게 오르고 가치가 없다면 물론 안 삽니다."
같은 종류라면 더 저렴한 제품을 찾습니다.
[리비아 / 버지니아]
"유기농과 일반 라즈베리 중에 덜 비싼 것을 삽니다. 옷도 두 벌 살 것을 한 벌 사죠. 이전보다 순서를 따져서 사요."
팬데믹 기간 꽁꽁 얼어붙었던 미국 경제는 빠르게 회복했지만, 1년 넘게 쉴 새 없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특히 기름값과 집세 등 생활 필수 품목의 상승세가 큰 부담입니다.
[리비아 / 버지니아]
"기름값, 식료품, 옷 등 모든 게 (다 올라서) 지칩니다."
이곳은 워싱턴 D.C.에 위치한 한 주유소인데요, 일반 휘발유 가격이 1갤런 그러니까 3.8리터 정도에 5.39달러입니다.
1년 전 평균보다 84% 정도 급등한 가격입니다.
월 2,100달러였던 방 세 개짜리 집 세입자는 이제 3,200달러를 내지 못하면 쫓겨나야 합니다.
[로라 / 세입자]
"그럴 형편이 안 됩니다. 할 수 없다고요."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동차나 가전제품과 같은 비싼 내구재부터 타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급등하는 물가의 날개를 꺾기 위해 연준은 22년 만에 최대 인상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큰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추가 인상까지 예고돼 갑작스러운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물류 파동,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전 세계 곡물가 급등까지.
팬데믹 종식으로 샴페인을 터뜨리기도 전에 흔들리는 미국 경제의 행보를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유승진 워싱턴 특파원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이재근
유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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