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의 등과 머리에 잔뜩 붙어있는 것.
바로 잠자리입니다.
얼핏 봐도 한 사람에 수십 마리가 붙어있는데요,
제주에서 갈치 낚시를 하러 새벽에 배를 타고 나간 일행들이 수천 마리 잠자리떼의 습격을 받은 겁니다.
지난 8일 낚시 어선 블레스호 이동현 선장은 낚시 손님 10명을 태우고 자정부터 김녕 3킬로미터 앞바다에 나갔는데요,
처음에는 잠자리가 하나둘 사람 몸에 달라붙기 시작하더니 이내 배 전체를 뒤덮었고, 나중엔 앞을 분간하기 힘들어 낚시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또 일부는 잠자리가 맨살에 충돌하거나 물어서인지 아프기도 했다는데요,
그렇게 두 시간 가량 활개 친 잠자리 떼는 점차 생명을 다해 배 갑판에 쌓여 갔고, 배는 잠자리 무덤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오랜 경력의 이 선장도 이런 경우는 낚시 인생 처음이라고 합니다.
"야간에 불을 켜고 작업하면 벌레들이 많이 몰려들지만, 수천 수만 마리가 몰려든 건 처음 봤다"라고 말했는데요,
낚싯배를 덮친 잠자리 떼는 된장잠자리로 확인됐습니다.
몸길이 4센티미터 정도로 주로 4월에서 10월 사이 볼 수 있고, 장거리 이동을 해 지구촌을 떠도는 방랑자로 유명한데요,
봄철 우리나라에 들어와 머물다가 여름이 지나자 남쪽으로 이동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문가들은 "잠자리가 해충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9월에 대규모 이동이 제주에서 확인된 건 특이한 현상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잠자리는 사람을 물거나 쏘지 않기 때문에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오히려 "모기를 잡아먹는 익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YTN 이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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