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김준옥 선임기자]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고의 훈련기 KT-1이 마침내 페루 하늘을 열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방위사업청은 7일 "2억 달러 규모의 페루 공군 훈련기 교체사업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T-1 20대를 정부간 거래 방식으로 수출하기로 최종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KT-1은 KAI와 ADD(국방과학연구소)가 힘을 합쳐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훈련기다. 100% 컴퓨터로 설계된 KT-1은 우수한 기동 성능과 저속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조종 불능 상태인 스핀(Spin) 기동에서의 회복능력에 있어 동급 기본훈련기 중 최고를 자랑한다.
KT-1의 페루 수출은 브라질과 스위스가 장악하고 있는 남미 훈련기 시장에 국산 항공기를 처음으로 진출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페루 수출을 통해 동남아와 유럽에 이어 거대 남미시장에 수출 교두보를 확보했으며, 향후 한국 방산업체의 남미시장 진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KT-1은 계약 체결 전까지 브라질 엠브레어사의 Emb-314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다. 브라질이 지리적, 정치 ‧ 외교적 이점을 활용해 남미 훈련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다 현재 페루 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훈련기도 브라질 엠브레어사의 Emb-312라는 점 때문에 KT-1의 페루 진출은 힘들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경쟁기종보다 30% 저렴한 유지비 등 우수한 경제성, 페루가 가장 필요로 하는 대테러작전과 반군 진압 등에 적합한 최적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켜 페루 하늘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KT-1급의 수요만 200여대 이상으로 전망되는 남미지역에 KT-1의 추가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페루와 항공기 요구도가 비슷한 필리핀과 콜롬비아 등 잠재 수요국들에 대한 수출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6,300여대의 KT-1급 훈련기‧무장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10~30년 사이에 2,400여대의 신규 또는 대체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KAI는 인도네시아와 터키에 각각 17대와 40대의 KT-1을 이미 수출한 바 있다. KAI는 현재 이라크와 칠레, 필리핀, 미국 등에 T-50(고등훈력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고, 국산 헬기인 수리온 수출 대상국을 상대로도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